경흥이 어느 날 대궐에 들어가고자 했다. 시종하는 이들은 동문 밖에서 먼저 채
비를 했는데 말과 안장은 매우 화려하였고, 힌 신발과 갓 또한 제대로 갖추었으므로 길가
던 행인들은 모두 길을 비켰다. 그런데 그 때 거사 한사람이 몹시 엉성한 모습에 지팡
이를 짚고 있었다. 등에는 광주리를 지고 와서 하마대(下馬臺)위에서 쉬고 있는데, 그
광주리 속에는 마른 물고기가 있었다. 시종하는 이가 그를 꾸짖기를,
"너는 중의 옷을 입고서 어찌 부정한 물건을 짊어지고 있느냐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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